엄마찬스, 나만의 첫 오이소박이 도전기
지금 오이소박이김치 담그는 시기인가 봐요. 다다기오이가 엄청 나오네요. 가격도 많이 내린 것 같고요. 전 오이소박이를 좋아하는데 매번 친정이나 시댁 어른이 담가주셔서 그냥 받아먹기만 했는데 이제 다들 연세가 있으셔서 먹고 싶은데 해 달라고 말하기가 좀 죄송스럽더라고요. 그래서 큰 맘먹고 한번 담가보기로 했어요. 여러 블로그 글도 찾아보고 그러다 결국에 친정 엄마께 SOS를 쳤습니다. 다른 사람들 거보다 제 입에는 역시나 엄마김치가 딱이니까요.
오이소박이김치 첫 도전기
오이소박이 담가보겠다고 마트에서 세일하길래 다다기오이를 20개나 사 왔습니다. 꼭지 부분이 조금 말랐지만 바로 할 예정이고 세일하지 않는 오이와 비교해도 단단함이 차이가 별로 없습니다.
무턱대도 사 왔는데 막상 하려니 혹시나 맛이 없으면 어쩌나 싶은 게 걱정도 되더라고요. 하지만 엄마찬스가 있잖아요. 연락드렸더니 '어쩐 일로 김치를 담그겠다'라고 하냐며 놀라시네요.
매번 "이제 나도 나이가 있으니 김치 담그는 법 배워"라고 하실 때도 그냥 싫다고 얻어먹을 거라며 투정 아닌 투정을 부리면
"내가 평생 살아있나"며 잔소리하시면 "그러면 사 먹지 뭐" 했다가 등짝 스매싱을 맞았던 기억이 나네요.
한번 해보면 별거 아니라며 가르쳐 주시는 걸 받아 적고 이제 오이소박이를 담가보려 합니다.
제발 맛이 있어야 할 텐데 걱정이네요.
재료준비
다다기오이 10개, 부주 한 줌, 양파 큰 거 1개(전 양파가 작아서 2개 했어요.), 굵은소금
양념재료
액젓 80ml
새우젓 1큰술
다진 마늘 2큰술
매실액 40ml
고춧가루 3큰술
통깨 1큰술
참치액 2큰술
배 1/4개 갈아주세요(없으면 갈아 만든 배 음료를 사용해도 가능)
만드는 법
1. 먼저 오이를 세척할게요. 오이소박이는 껍질째 하는 거라 깨끗이 세척해야 됩니다. 굵은소금을 이용하여 오이를 문질러 씻어주세요.
2. 굵은소금으로 세척한 오이는 잘라줄 건데요. 꽃이 있는 부분은 조금만 잘라내도 되지만 꼭지 부분은 쓴맛이 있기 때문에 손가락 한 마디 정도 두께로 잘라내 주세요.
3. 그리고 먹기 좋은 사이즈로 잘라줍니다. 제가 사 온 오이는 길이가 좀 짧네요. 3등 분해 주었어요. 길이는 5~6cm 정도로 잘라주세요. 그리고 십자모양으로 칼질을 내 양념이 들어갈 부분을 만들어 줄 거예요 이때, 아랫 밑동 1cm 정도는 남겨주세요.
4. 이제 오이를 절여줄꺼데 이때 가장 중요한 포인트 하나.
오이소박이는 아삭함이 생명인데요, 이 아삭함을 지키는 방법.
바로 뜨거운 물을 이용해 절이는 겁니다. 뜨거운 물을 이용하면 오이가 익어서 흐물거릴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아요. 오히려 아삭함을 길게 유지할 수 있는 비법이에요. 오이피클을 담을 때도 뜨거운 식초물을 이용하는 것도 같은 원리예요.
뜨거운 물에 굵은소금을 종이컵 2/3 정도를 넣고 오이를 20분 정도 절여주세요. 10분 정도 지났을 때 한 번 뒤집어 주는 거 잊지 마시고요.
5. 오이가 절여지는 동안 양념을 만들 거예요.
양념재료를 모두 넣고 부추는 오이 길이만큼 5~6cm로 자르고 양파는 채 썰어 양념에 버무려주세요.
오이소박이 맛있을 것 같은 느낌이네요. 왜냐고요? 맛을 봤는데 이 양념이 너무 맛있습니다.
맛만 봤는데 배가 고프네요. 그러고 보니 애들이랑 신랑 보내고 오이소박이 담근다고 아침부터 굶고 있었네요.
아직 오이가 절여지려면 10분 정도 남았는데 오이소박이 양념소에 밥 조금만 먹어야겠어요.
음~ 맛있습니다. 양념을 조금 더 만들어서 남은 부추도 겉절이처럼 만들어야겠네요.
밥 먹고 나니 20분이 조금 넘었네요. 잘 절여진 오이는 칼집 부분이 조금 벌어집니다.
6. 살짝 벌어진 오이가 보이시나요? 그럼 이 오이를 건져내고 차가운 물로 두어 번 씻어준 후 채반에 두고 물기를 조금 빼주세요.
7. 이제 오이 칼집 사이로 아까 만들어둔 양념소를 넣어주세요. 너무 꾹꾹 눌으면 오이가 찢어지거나 너무 벌어져 모양이 이쁘지 않으니 적당히 넣어주세요.
오이가 살짝 벌어질 정도로 채워 넣어주시면 됩니다.
이렇게 하나하나 오이 속을 양념으로 채우면 완성!
통에 담아 냉장고에 넣어두면 됩니다. 오이소박이는 바로 먹어도 맛있고 조금 두고 먹어도 맛있어요. 그러나 오이 자체 수분이 많아 물이 많이 생기기 쉬우니 빨리 드시는 게 좋아요.
딱 2통이 나오네요. 너무 맛있어 보이지 않나요.
오이소박이 만들고 부추가 남았는데요 양파를 한 개 더 채 썰고 양념을 더 만들어 부추 겉절이까지 완성해 버렸습니다.
짜잔~
처음 담갔는데 이 정도면… 나도 꽤 솜씨 있는 거 아닌가요?
오늘 점심은 오이소박이와 함께 해야겠네요. 아이들이 학교에서 오면 자랑도 해야겠어요.
오이소박이 정말 쉽게 봤는데 오이 칼집내고 양념소 넣는데 시간이 좀 걸리네요.
친정엄마는 그냥 금방 만드는 줄 알았는데 이것도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었네요.
엄마찬스를 이용한 오이소박이 첫 도전 대 성공이었습니다.
양념이 그리 어렵지 않으니 한 번 도전해 보세요. 아삭한 오이가 자꾸만 손이 가게 정말 맛있습니다.
'요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늦잠 자도 OK! 15분 완성 와사비참치마요 김밥 아침도시락만들기 (0) | 2025.04.11 |
---|---|
오늘은 밑반찬하는 날 어묵볶음 멸치볶음 콩나물무침 두부간장조림 (0) | 2025.04.10 |
시큼해진 파김치, 파전으로 다시 태어나다 – 엄마 손맛의 재발견 (1) | 2025.04.07 |
볶음밥 재료로 김밥을... (0) | 2025.04.04 |
주말아침으로 편하게 먹기 좋은 묵사발 만들기 (0) | 2025.03.30 |
댓글